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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3화. 둘째 출산 그 날. 꿀이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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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분만 날짜를 잡았다. 
2020년 7월 15일 수요일
내일이다.

예정일보다 이틀이 빠르지만 
막달인 지금 꿀이가 나오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저녁부터 배가 살살 아프다고 하는데,
가진통이 오는가보다. 

3인 가족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도 찍었다.

첫째는 처가집에 맡기고
싸놓은 짐도 체크하고 
일찍 잠이들기로 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와이프는
피가 비친다고 한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슬이 맺혔다’ 표현하나보다.
이후 72시간 이내에 보통 출산을 한다고한다.

꿀이가 나오긴 나오려나보다.

아프다 안아프다를 반복하며
잠을 통 자질 못한다.

6시 20분에 유도분만이니 그 때까지 참을까 싶었는데
도저히 그 때 까지는 버틸 수 없다 판단이 되어
새벽 3시 반에 나왔다.

까지 걸어가는데만해도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옆에서 도와줄수 있는게 없다.

첫째를 낳을 때처럼 그저 바라볼 뿐. 안타깝기만 하다.

차를 타고 시속 20Km로 움직인다.
무진동 차량이었으면 좋으련만
우리 티봉이는 속도 모르고 바닥상황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새벽 3시에 텅빈 도로를 시속 20Km로 다니려니
오히려 더 무섭다. 
옆에 차들은 쌩쌩 잘도 지나간다.
지나가는 바람에 차가 흔들리는 것까지 느껴질 정도다.

병원에 도착했다.
경비아저씨가 한없이 느긋하시다.
어떻게 오셨냐고요? 애기 낳으러 왔지요. 예, 이 시간에요.
코로나땜에 열도 재고, 간단한문진표도 작성한다.
30.6도 였나...
저 살아있는건가요

이상한데요 라고 했더니 에어컨 트셨죠? 라고 묻는다.

그냥 고온만아니면 되는가 싶지만,
와이프는 정상으로 나오고 중요한건 내가 아니니 이만 지나가기로 한다.

유도분만 안내서에는 9층으로 오라고 했는데,
일단 6층으로 가서 와이프를 보내고,
혼자 입원수속하러 왔다.

코로나 걱정에 1인실이 치열할거 같았는데,
의외로 널널했다. 
출산율이 줄어든걸 체감한것만 같았다.
(나중에 보니 가득찼다. 보통 6시 20분부터 
유도분만 및 제왕절개 산모들이 오니 일찍가서 수속하는게 낫겠다.)

첫째때는 2인실도 안나서 6인실에 들어가있다가 대기를 걸어놨다 옮겼었다.
그 때는 27시간 진통을 한 바람이 하루치 입원비가 더 들기까지 했었다.

27시간이라니 이번엔 그러지 말기를 빌어본다.

입원수속을 마치고 돌아오니
무통주사 놓고 있다고 대기하라고 한다.

그 때는 무통 맞는데도 몇 시간이나 걸렸는데, 
꿀이는 착착 진행되나 보다.

들어와서 물어보니 이미 자궁이 4cm 나 열려있다고
그 땐 3.5cm까지 열리는 데도 아프다아프다 난리였는데
이번엔 다 열린채 버티고 있었네.
 
우리 와이프 많이 아팠겠다.

오랜만이다. 가족분만실.
마취과장이라고 소개하신 의사선생님께 설명듣고,
무통주사맞은 것에 대한 사인을 했다.

첫째때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압박스타킹을 반드시 준비하라고 한다.

압박스타킹이 꼭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압박스타킹을 팔기 위해서 인가 의심도 됐지만
산모들에게는 패혈증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다고 하니 일단 신어본다.

압박스타킹을 신겨주는데,
이건 미리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본인이 신는거랑 남편이 신겨주는건 완전 다른 것 같다.
벗길 때도 힘들었는데, 신겨주는건 그 이상이다.
아플까봐 낑낑. 스타킹이 엄청 쫀쫀해서 또 낑낑. 

무통을 맞은지 30분 정도 지났나
이제 좀 편안해진 모양이다.

원래 유도분만을 예상하고 있어서
촉진제는 따로 안쓰냐고 물어봤더니
산모가 진통으로 와서 굳이 쓸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애기가 나온 이후 자궁을 수축시켜주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사용될거라고 한다.

촉진제라고 하는 것이 자궁을 수축시켜주는 것인가 보다.
자궁을 수축시켜서 아기를 밀어내는 모양이다.
아무튼 아기한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해서
내심 걱정되었는데 다행이다.

꿀이야. 이따가 보자 건강하게 나오렴.


5시 12분. 내진 결과 5cm 열렸다. 

5시 25분. 태동검사기로 꿀이 심장소리가 들린다.
열심히 뛰고 있구나. 힘내라 힘. 

6시 15분. 곧 나올 것 같다는 간호사의 말.
분만 준비를 한다.

둘째 출산은 빠르다고 하는데
실로 그러하다.
첫째 때, 27시간에 비하면, 초스피드다.

6시 31분. 양수가 터져야 나온다고 하는데
내진하며 터진다 라고 말씀하신다. 

분만 준비를 하는 동안 남편은 화장실에 가 있는데
화장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기만하다. 

부들부들 떨며 신음소리를 내는 와이프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나도 가운을 입고 모자를 썼다. 
이건 새로 생겼네. 아님 저번에도 똑같이 했는데 기억을 못하는건가.

와이프의 머리맡. 내 자리로 간다. 

간호사가 힘 주기를 유도하고 
뭔가를 계속 한다. 
한 명 뿐인데, 간호사가 아니고 의사인가?

기다리다보니 의사가 들어온다. 
아휴, 난 또 간호사가 혼자 받나 했네. 

그리고는 금방나왔다. 
6시 47분 꿀이의 탄생.

첫째 태어날때는 어찌할지 몰라 폰 배경화면의
시간을 캡쳐했었는데 이게 우리집 전통이 되었다. 
물론 마지막일거라 생각되지만 말이다. 

가족분만실 시계가 1분 빠르다. 
그래서 1분 뒤에 캡쳐를 하는 여유까지도 선보였다. 

탯줄을 자르고,
갓 태어난 아이와도 사진을 찍는다. 

꿀이는 울음소리가 엄청나다. 
탯줄 자르기 전 거꾸로 매달려있는 상황에서도
울어제낀다. 

이후에는 악을 쓰며 울기까지 한다. 
첫째가 엄마 찾으며 우는게 엄청난데 이 정도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나온 모양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 아빠 형아한테 와줘서 고맙다. 
잘 지내보자꾸나. 

출산에 도움을 주신 병원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인사드립니다.

이제. 가족, 조리원, 스튜디오, 보건소, 회사 등등 연락할 때가 많고
이름도 지어야 하고,
또 나갈 돈, 들어올 돈 챙길 게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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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병원에서 둘째까지 낳은 아빠의 별거 아닌 팁.

1. 유도분만 시간을 잡으셨다면, 6시 20분에 맞춰가지 말고 좀 더 일찍 가세요. 

   병실 선정도 여유롭고, 여러가지 돌발상황에 도움이 됩니다.

   긴급으로 들어온 산모들이 많을 경우 예약을 했어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2.자연분만은 3일, 제왕절개는 5일 입원합니다. 2인실까지는 보호자용 쇼파가 없어서 바닥에

   이불을 깔아야 했어요. 베드는 커튼이 쳐지지만, 침대밑 까지는 쳐지지 않습니다.

   옆 집 남편분과 침대밑으로 시선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1인실을 사용했는데, 쇼파가 산모용 침대보다 더 푹신해서 이불, 베개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자충매트까지 실었는데, 쓰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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